

눈앞에 작은 점이 떠다니는 느낌, 흐릿하게 퍼져 보이는 중심 시야, 혹은 갑자기 형광등이 번쩍이는 듯한 섬광…
이런 증상이 생겼을 때, 대부분은 잠시 피곤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 조용한 시작이, 생각보다 깊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망막의 변화 때문이라면 어떨까요?
망막은 눈 안쪽, 시각 정보를 담당하는 아주 섬세한 층입니다.
겉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어 보여도, 내부에서는 신생혈관이 자라거나 부종이 생기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단순한 점안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깊숙한 부위까지 약을 전달해야 할 상황이 생기게 되죠.
바로 이런 이유로 도입되는 방법이 ‘망막주사’입니다. 눈 안으로 직접 약물을 넣는다는 말에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정확히 언제, 왜 필요한지 알고 나면 오히려 빠르고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실 겁니다.

약을 넣는 방법, 왜 ‘주사’일까요?
사실 눈에 약을 넣는다고 하면 보통은 안약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망막 관련 질환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망막은 안구의 가장 안쪽 층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겉에서 점안만 해서는 약효가 도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안구 내 주사’입니다. 눈 속 유리체 공간에 아주 미세한 바늘로 약물을 넣어주는 방식인데요.
이를 통해 약물이 빠르게 필요한 부위에 도달하게 되고, 직접적인 치료 반응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망막주사가 필요한 대표적인 경우들
📌 당뇨망막병증
당뇨로 인해 망막의 혈관이 손상되고, 누출이나 신생혈관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이때 주사를 통해 혈관의 과도한 반응을 억제하게 됩니다.
📌 습성 황반변성
노화나 유전적 요인으로 중심 시야를 담당하는 황반 부위에 신생혈관이 자라나 시력 저하가 발생하는 경우, 약물을 통해 진행을 지연시키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 중심성 망막염, 포도막염
급성 염증 반응이나 면역 관련 질환으로 인해 망막에 부종이 생겼을 때도 주사 요법이 사용됩니다.
📌 망막혈관폐쇄 및 황반부종
혈관이 막히거나 순환장애로 인해 망막 중심부에 물이 고이는 현상이 발생하면, 그 부종을 줄이는 데 약물을 직접 주입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레이저 치료 이후, 수술적 처치 후 발생하는 염증 반응 완화나 유리체강내 염증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적용됩니다.


점안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이유
많은 분들이 “그냥 약 먹거나 안약으로 해결 안 될까요?”라고 물으시곤 합니다. 안타깝게도, 후방 구조에 생긴 질환은 일반적인 점안제만으로는 접근이 어렵습니다.
약물이 경로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희석되거나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눈 안쪽, 특히 유리체를 통과해 망막까지 도달하려면 약을 직접 그 부위에 놓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여겨집니다.
이 주사제들은 대부분 항체나 항염 성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정밀한 타깃 치료가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망막주사는 매번 맞아야 하나요?
치료를 시작한 후에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환의 유형과 상태에 따라 1회에서 수회에 걸쳐 주기적인 주입이 필요할 수 있으며, 경과 관찰을 통해 간격을 조정합니다.
예를 들어 습성 황반변성은 꾸준한 억제가 중요한 질환으로, 4주 간격으로 맞는 경우가 흔하고, 이후 상태가 안정되면 간격을 넓히거나 유지관리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단, 모든 환자가 같은 패턴을 따르진 않습니다. 그렇기에 정기적인 검사와 예후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죠.


시술에 대한 부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눈에 주사’라는 말만 들어도 겁이 날 수 있습니다. 충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실제 시술은 국소 마취를 통해 통증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절차 자체는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끝납니다.
물론 시술 후에는 며칠 정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눈을 비비거나 물이 들어가는 것을 피하고, 사우나나 강한 자극은 삼가야 합니다. 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 점안도 동반됩니다.
혹시라도 통증이나 흐릿한 시야, 급격한 시력 저하 등의 이상 증상이 생긴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다시 방문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망막주사는 단지 ‘눈에 주사하는 치료’가 아닙니다.
우리 시야의 중심을 지키기 위해, 그 깊은 층까지 약을 정확하게 도달시키는 정밀한 방식이죠. 그리고 이 과정은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 안의 다른 질환처럼, 눈 속에서도 지속적인 관리와 경과 확인이 중요합니다. 망막은 말없이 시신경을 통해 세상을 전달하는 구조입니다.
조금이라도 이상을 느끼거나 이상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미루지 말고 상태를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진단이 빨랐던 분들과 그렇지 못했던 분들 사이의 차이를 수없이 지켜보며 느낍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똑똑한 선택은 ‘이상할 때 바로 체크해보는 용기’일지도 모릅니다. 망막은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양신세계안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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