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안에 직접 주사를 놓는다고 하면 대부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십니다.
“눈에 어떻게 주사를 놓죠?”라는 반응이 먼저 나오는 게 당연하지요. 하지만 안과에서는 망막에 약물을 직접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망막주사’입니다. 생소하고 낯설게 들릴 수 있지만,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안정적이게 시행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막주사에 대해 설명드릴 때마다 많이 걱정하시는 부분은 “문제 없는 거 맞죠?”라는 점입니다.
시력과 직결되는 부위다 보니 민감할 수밖에 없고, 작은 변화에도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이 시술은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경험과 노하우가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는 분야입니다.

망막은 생각보다 더 정교한 구조입니다
망막은 눈의 안쪽에 위치한, 아주 얇고 민감한 신경조직입니다.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망막 덕분이죠.
빛이 들어오면 망막의 시세포가 이를 감지하고, 시신경을 통해 뇌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망막은 카메라의 필름과도 같은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이 정교한 구조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혈관이 터지거나, 새로운 비정상적인 혈관이 자라거나, 조직 사이에 물이 고이면 시야가 흐려지고 왜곡되기 시작합니다.
이런 경우, 단순히 안약이나 먹는 약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직접 해당 부위에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 필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왜 점안약만으로는 안 되는 걸까요?
눈에 사용하는 대부분의 약은 점안제입니다. 하지만 점안약은 눈의 겉면, 즉 결막이나 각막에 작용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후방부, 특히 망막과 유리체에 도달하기는 어렵습니다. 약물의 전달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질환의 위치가 깊은 곳에 있을수록 점안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럴 때, 초미세 주사침을 통해 안구 내부, 정확히는 유리체 내에 직접 약을 전달하는 방식이 망막주사입니다.
전달력이 높고, 치료의 반응도 비교적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시행하는 사람의 숙련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질환에 망막주사가 필요할까요?
망막에 발생하는 질환 중 일부는 진행이 빠르고 예후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 개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망막정맥폐쇄, 삼출성 변성 등은 망막에 부종이 생기거나 출혈, 비정상 혈관 형성이 동반되는 질환들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망막 안쪽까지 직접 약물이 도달해야 하기 때문에 주사 치료가 적합합니다.
또한 수술이나 레이저 치료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보조 치료로도 사용됩니다.
단독으로 사용되기보다는, 상태에 따라 병합 치료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저희도 많은 상담 사례가 당뇨망막병증과 황반부종 관련이랍니다.


망막주사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먼저, 안구에 감염이나 염증이 없는지 확인한 뒤, 국소 마취 점안을 하고 눈 주변을 철저히 소독합니다. 그다음 아주 가느다란 전용 주사침을 이용해 안구 내 유리체 공간에 약물을 넣게 됩니다.
약물은 두 가지 종류가 주로 사용됩니다. 하나는 신생혈관 억제 효과가 있는 항체 주사이고, 다른 하나는 염증을 줄여주는 스테로이드 계열입니다.
어떤 약물을 사용하느냐는 질환의 유형과 진행 단계에 따라 달라지며, 필요 시 두 가지를 병용하기도 합니다.
보통 주사는 4~6주 간격으로 여러 차례 시행되며, 상태가 호전되면 간격을 늘리거나 중단하는 방식으로 조절합니다. 정기적인 관찰과 안저검사가 꼭 필요하므로, 한 번의 치료로 끝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치료 이후에는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요?
시술 자체는 짧은 시간 안에 끝나지만, 이후 관리가 중요합니다.
주사 후에는 감염 예방을 위해 며칠간은 눈에 물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사우나나 수영장 이용도 잠시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또, 음주나 흡연도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삼가시는 것을 권합니다.
드물게 눈 안쪽에 염증이나 출혈, 통증, 시력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상 징후가 보일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대부분은 빠르게 조치하면 큰 문제 없이 지나갈 수 있지만,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망막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눈 안에 주사’보다 중요한 건 ‘언제, 어떻게’입니다
망막주사는 듣기에 부담스럽지만, 적절한 시점에 잘 시행된다면 시력을 유지하고 병의 진행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찾는 것, 그리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눈 상태를 꾸준히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습니다.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좀 더 일찍 올 걸 그랬어요…”인데요. 시야가 흐려지거나 찌그러져 보이기 시작했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꼭 검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미루지 않고 찾아주신다면, 저희가 최선을 다해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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